우리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문자 그대로 지구로부터 만들어졌다. 우리 몸속의 물은 한때 나일강을 흘러갔고, 몬순의 비가 되어 인도에 떨어졌으며, 광대한 태평양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우리 세포를 이루는 유기 분자들의 탄소는 우리가 먹는 식물을 통해 대기 중에서 흡수한 것이다. 땀과 눈물에 들어 있는 염, 뼈 속의 칼슘, 혈액 속의 철은 모두 지각의 암석에서 녹아나왔다. 머리카락과 근육의 단백질 분자들 속에 들어 있는 황은 화산에서 튀어나왔다. 지구는 또한 석기 시대의 주먹도끼에서부터 오늘날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추출하고 정제해 도구와 기술로 만드는 데 쓰이는 원재료도 공급했다.
중국이 티베트 공원을 지배하려고 하는 데에는 중요한 전략적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째는 군사적 이유 때문이다. 인도가 티베트 고원을 차지해 문자 그로 중국 심장부가 내려다보이는 요지를 차지하고, 그와 동시에 그곳을 그 아래의 평원을 침공하는 전진 기지로 삼을 가능설을 중국은 좌시할 수 없었다. 설사 인도가 티베트 고원을 점령하지 않더라도, 만약 티베트에 정치적 자치를 허용한다면, 티베트 정부의 허락을 받아 인도가 그곳에 군사 기지를 건설할 가능성이 있어 중국은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중요한 이유는 티베트 고원이 공급하는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자원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물이다. 티베트는 세상에서 가장 높고 넓은 고원이며, 이곳에 있는 수만 개의 빙하에는 북극 지방과 남극 대륙을 제외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빙하 얼음과 영구 동토층이 있다. 그래서 이 높은 고원은 지구의 세 번째 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빙하와 눈에서 녹은 물은 황허강, 양쯔강, 메콩강, 인더스강, 브라마푸트라강, 살윈강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전체로 부챗살처럼 뻗어나가는 큰 강 10개의 원류가 된다. 이 큰 강들은 모두 산에서 침식된 엄청난 양의 퇴적물로 실어가 주변의 범람원과 논을 기름지게 만든다.
따라서 티베트 고원은 전체 대륙 지역의 급수탑 역할을 하는 데, 소중한 자원을 저장하고 이 강들을 따라 그것을 분배하면서 2억 명 이상의 사라메게 식수와 관개용수, 수력 발전 용수를 공급한다. 중국이 성장하는 인구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이곳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풍부한 구리 광석과 철광석뿐만 아니라 방대한 양의 민물 저장고 때문이다. 2030년경에 중국은 필요한 물 중 25%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티베트 문제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인도가 실제로 티베트를 점령하려고 시도할지 그리고 강물의 흐름을 제한함으로써 중국으로 가는 물의 공급량을 줄일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가능성만으로도 중국은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대양과 바다는 지표면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아서 클라크 Arthur C. Clarke가 우리가 사는 행성을 지구 Earth가 아니라 수구 Ocean라고 불러야 한다고 농담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 아서클라크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작가
지구에서 물은 모든 생명에게 필수적인 것이지만, 원시 태양 주위를 빙빙 돌던 먼지오 가스 원반에서 처음 생성될 때 지구는 매우 건조한 상태였다. 지구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초기에 서로 충돌하면서 들러붙어 지구를 만든 암석질 물질에 얼음이 별로 많지 않았고, 생성될 당시에 발생한 높은 열은 지구 전체를 녹이면서 물과 그 밖의 휘발성 화합물을 모두 증발시켜 버렸을 것이다. 따라서 바다를 채우고 있는 물은 지구가 탄생한 후에 우주에서 왔는데, 태양계 바깥쪽의 차가운 지역에서 날아와 지구에 충돌한(마치 깊은 우주에서 날아온 눈보라처럼) 혜성과 소행성에 실려 왔다.
북해의 자연은 현대 세계를 만드는 데 또 한 가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저지대 국가들인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북유럽 평원의 편평한 해안선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13세기부터 네덜란드인은 바다와 습지에 새로운 농경지를 만들기 위해 물을 빼내는 데 풍차를 사용했다. 사실상 이들은 빙기의 도거랜드 Doggerland 일부를 복구한 셈인데, 이곳은 해수면 상승으로 다시 물속으로 잠겼던 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을 개간하기 위해 제방과 풍차를 건설하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공동체의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그 비용을 댈 수 있엇다 필요한 자금은 지역 교회나 의회가 주민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 모았고, 새로 개간한 땅에서 농사를 지어 얻은 이익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곧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거대한 계획에 자금을 대기 위한 채권에 잉여 자금을 투자하게 되었고, 이것은 다시 신용 대출 시장을 크게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자연 환경의 요구와 바다를 관리하기 위한 필요성에서 네덜란드는 자본주의자들의 땅이 되었다.
이 시스템은 자연히 17세기 국제 통상으로 옮아갔다. 지역의 풍차 건설에 필요한 주식을 사던 행위에서 향료 제도로 가는 교역선에 자금을 대는 행위로 옮겨가는 데에는 아 작은 발걸음만 내디디면 되었다. 어떤 계획에 드는 전체 비용을 작은 지분들로 쪼개는 관행은 투자자들의 위험을 분산시켜 주었다. 여러 항해 계획에 돈을 조금씩 나누어 투자하면, 설명 배 한 척을 잃더라도 과도한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이것은 사람들에게 돈을 꽁꽁 숨겨두는 대신에 투자를 하도록 자극했고, 그러자 대출금에 대한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모험적 사업에 필요한 자본 비용이 낮아졌다. 네덜란드인은 또한 선물 시장 개념을 열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크게 개선했다. 이것은 어떤 상품의 가격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얼마가 될지를 놓고 흥정을 벌이는 것이다. 최초의 공식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최초의 중앙은행도 17세기초에 암스테르담에서 생겼는데, 그 무렵에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금융이 가장 발달한 나라였다. 이렇게 제대로 된 형식을 갖춘 자본주의의 도구들은 금방 다른 나라들로 확산되면서 산업 혁명에 필요한 금융 제도를 만들어냈다. 확신을 가진 다수의 투자자들이 제공한 공동 자본이 없었더라면, 영국의 방앗간과 공장과 증기 기관은 중세 네덜란드의 풍차와 마찬가지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만들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금융혁신은 현대 세계를 건설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는데, 그것은 저지대 자연 환경과 바다를 육지로 개간해야 할 필요에서 나온 산물이다.
어느 지역이 작은 부분들로 많이 쪼개져 있는 조건은 초기의 사회들이 발전하는 데 장애물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대적인 도로와 철도와 엔진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육로를 통한 여행과 교역이 매우 힘들었다. 고요한 강이나 바다를 통한 운송이 훨씬 쉽고 빨랐는데, 장거리 교역을 위해 큰 짐을 운반할 때에는 특히 그렇다. 따라서 비교적 고요한 바다로 분리된 체 많은 육지 지역으로 쪼개져 있는 지주해 북해안의 환경 조건은 도시 국가들과 왕국들 사이에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이점이었다. 북해안에는 또한 양질의 천연 항구도 많다. 요컨대 지중해 북해안 지역은 해상 활동을 펼치기에 아주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그 결과로 많은 고대 문화가 이곳 북해안 지역에서 번성했다.
피라미드는 누가 만들었을까?
4500년도 더 전에 거대한 암석 덩어리를 캐내고 운반하고 조립해 기자 고원 위에 우뚝 선 거대한 피라미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을 동원하고 조율할 수 있었던 사람은 비옥한 나일강 유역의 강력한 신왕뿐이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대피라미드는 쿠푸(케오프스라고도 함) 왕 시대에 짓기 시작하여 기원전 2560년경에 완공되었다. 대피라미드는 1880년에 쾰른 대성당이 완공되기 전까지 세상에서 가장 높은 인공구조물로 남아있다.
대피라미드를 짓는 데에는 하나의 평균 무게가 2.5톤인 석회암 블록이 250만 개나 쓰였다. 이 블록들을 210층으로 차곡차곡 쌓아 그 웅장한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 블록들은 근처의 석회암 광상에서 캐내 썰매에 싣고 건축 장소로 끌고 온 뒤, 흙으로 만든 경사로 위를 끌어올려 점점 높아져가는 피라미드 위로 올렸다. 그러고 나서 이 뾰족한 건축물 바깥쪽을 돌로 둘러싸 덮었는데, 여기에는 나일강 건너편의 더 먼 곳에서 캐어온 훨씬 고급스러운 석회암이 사용되었다. 이 석회암들을 촘촘하게 맞춰서 이어 붙인 뒤, 잘 다듬어서 윤이 나게 했다. 대피라미드는 처음에는 햇빛을 받아 황홀하게 빛났을 것이다. 하지만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던 이 돌들은 그 후에 대부분 사라졌다. 무게가 최대 80톤이나 나가는 큰 화강암 블록은 내부의 방들 벽에 만드는 데 쓰였는데, 훨씬 먼 아스완(상류 쪽으로 약 640km 거리에 있는)에서 캐내 운반해왔다. 대피라미드르르 건설하는 데에는 수십 년이 걸렸고, 숙련 노동자 수만 명이 동원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노동자들에게는 빵과 맥주로 임금을 지불했다. 그들은 철제 도구나 도르래, 바퀴를 사용하지 않았고, 대신에 구리로 만든 끌과 드릴과 톱을 사용해 일했다.
이 테티스해 석회암이 지중해 주변의 수렴 경계에 위치한 지하에서 큰 열을 받아(솟아오르면서 관입한 마그마에 의해 또는 알프스 산맥 같은 산맥을 밀어올린 판들 사이에 끼여) 대리암으로 변했다. 대리암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 작품, 기념비, 웅장한 공공건물을 만드는 데 쓰인 대표적인 암석이다. 세상에서 최고로 치는 대리암 중 일부는 아직도 이탈리아 토스카나 북부의 카라라 시 주변에서 나온다.
백악은 얼핏 보기에는 그 성질이 석회암과 그렇게 다를 수 없지만, 석회암의 한 종류이다. 백악 광상은 거의 모든 대류에 있으며, 백악기가 남긴 대표적 유산이다. 사실, 백악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Cretaceous Period’는 백악을 뜻하는 라틴어 ‘creta’에서 유래했다.
맨하탄의 향사는 단단한 변성암인 편암을 도심과 미드타운 표면 가까이 보낸 반면, 런던과 템스강 하류 지역 전체는 향사의 골 바닥과 나란히 뻗어 있다. 약 5500만 년 전에 얕은 바다의 따뜻한 바닷물이 함몰 지역으로 흘러들어왔을 때 이곳은 점토층으로 뒤덮였다.
* 습곡의 구조 : 위를 향해 볼록한 부분을 배사, 아래를 향해 오목한 부분을 향사라고 부름
이 런던 점토는 현대의 고층 건물을 세우기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다. 런던이 뉴욕에 비해 고층 건물이 아주 적은 이유는 도시 아래에 이 무르고 퍼티 같은 점토층이 두껍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은 1863년에 세계 최초의 지하철을 건설했는데, 오늘날 더 튜브(런던 지하철)는 총연장이 400km가 넘고 정차역이 270여개나 되는 거대한 지하 교통 체계로 발전했다.
지중해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의 청동기 시대 장인들은 키프로스섬에서 채굴한 구리에 과도하게 의존했다. 사실, 구리를 뜻하는 라틴어 단어 쿠프룸Cuprum은 이 섬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그래서 구리의 원소 기호도 Cu가 되었다.
2세기 초에 로마 제국과 한 제국은 공통점이 많았다. 둘 다 인구가 약 5000만 명으로 비슷했고, 영토 면적도 400만~500만km2로 엇비슷했다. 로마 제국의 중심지는 내해인 지중해 가장자리에 위치해 운송과 교역이 편리했던 반면, 중국 중심부는 거대한 황허강과 양쯔강이 물을 공급하는 평원 지역에 뻗어 있었다. 로마인은 육상 운송을 위해 도로를 건설했고, 중국은 운하를 더 많이 건설했으며, 두 문명 모두 외적의 침입을 막으려고 요새화된 성벽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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