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빅뱅 모먼트가 왔다

(FT, Nov/13/2024) Bitcoin’s big bang moment is impossible to ignore

 

이제 옛 사고방식을 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과거는 잊어라. 새로운, 더 영광스러운 미래를 상상해라. 그리고 비트코인을 사라.

이것은 나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제대로 된 화폐가 아니다. 세계 거의 어디에서도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거나 세금을 납부하기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은 수익률이나 배당금을 제공하지 않으며, 자체 외에는 어떤 권리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 주위 생태계에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있지만, 비트코인을 넘어 다양한 소규모 토큰과 코인들로 눈을 돌리면 괴짜들과 사기꾼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나조차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된 이후의 랠리는 특별하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빅뱅' 같은 순간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처음으로 90,000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선거일 이후로 34% 이상 상승한 것이다. 올해 말까지 100,000달러 도달 목표는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실감나고, 비트코인 보유자에게는 정말 큰 행운의 순간이다.

번스타인의 분석가들도 주저하지 않는다. 월요일 메모에서 "암호화폐 강세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썼다. "할 수 있는 한 모두 매수하십시오… 규제 우려로 인해 암호화폐에 접근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에게 '사고방식을 전환'하라고 권장합니다."

 

UBS는 암호화폐 투기가 포트폴리오에 불러오는 변동성을 고려하라고 경고한다. "암호화폐 자산이 실질적이고 혁신적인 현실 사용 사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우리는 회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가격에 대해 거시경제적 근거를 찾으려는 노력은 미궁에 빠지는 길이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제안처럼 다르게 생각해 보자. 이번 랠리는 두 가지 강력한 요소, 분위기와 비전에서 비롯된다.

암호화폐의 상승과 하락은 언제나 분위기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아왔다. 이번 경우,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암호화폐 신봉자들로 자신을 둘러쌌다. 그는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참석했으며, 블룸버그는 이를 "MAGA로 채색된 암호화폐 사랑 축제"로 묘사했다.

트럼프는 아들들과 함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새로운 암호화폐 사업을 후원했다. 암호화폐의 대표적 인물인 일론 머스크도 그의 가장 큰 후원자 중 하나였다. 머스크가 자주 홍보하는 토큰인 도지코인(Doge)은 선거일 이후로 145% 상승했다. 머스크는 "정부 효율성 부서", 줄여서 Doge를 이끌 인물로 선정되었다.

이 모든 것은 암호화폐에 호의적이며 이를 규제하지 않으려는 새로운 행정부를 예고한다. 분위기가 좋다. 브로커리지 회사 마렉스의 일란 솔롯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변화로 인해 보수적인 투자자들조차 암호화폐에 기회를 주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 솔롯은 “이것은 전 세계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다”라고 말했다.

 

파른버러에 본사를 둔 연금 컨설팅 회사 카트라이트는 미국 선거 전부터 이미 영국 최초의 연금 계획 — 주로 지루한 국채에 크게 의존하는 유형의 5천만 파운드 규모 확정급여(DB) 기업 연금 계획 —에 포트폴리오의 3%를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을 권장했다고 말했다.

카트라이트의 이사인 샘 로버츠는 “연금과 기관 투자자들은 다양한 자산군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비트코인이 그 목록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조언한 익명의 연금 계획은 10월에 비트코인을 매수했으며, 이후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다.

더 큰 비전은 트럼프 2.0이 암호화폐를 단순히 투기 수단이 아닌 전략적 필수 요소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 라이벌이었으나 이제 고위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내슈빌 회의에서 비트코인을 금 보유량에 필적할 수준으로 국가 비축 자산으로 구축할 필요성에 대해 길게 연설했다. “그의 연설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정말 연구를 많이 했다”고 스위스 금융 그룹 시즈 캐피탈의 리처드 바이워스는 말했다. 케네디는 이 계획이 연방 정부가 수년에 걸쳐 압류한 암호화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으며, 이후 매일 수백 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것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에 반대하고 수돗물의 불소를 제거하자는 주장을 하는 인물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다시 말해: 새로운 사고방식이다.

바이워스는 최근 며칠간의 열광적인 비트코인 매수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시작하기 전에 앞서려는 다른 국가들의 행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비전이 실현되든 아니든, “그들은 마치 이 계획이 실현될 것처럼 비트코인을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비트코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들은 여전히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매일 암호화폐 혁명에 맞서기 어려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