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많은 이들에게 참으로 가혹한 한 해였고, 아마존닷컴(Amazon.com) 주주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우리의 주가는 작년에 여러분께 편지를 썼을 때보다 80% 넘게 하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측면에서 아마존닷컴이라는 회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강한 위치에 있다는 뜻이다.
- 2000년 한 해 동안 우리는 2천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는 1999년의 1천4백만 명에서 증가한 수치다.
- 매출은 1999년 16억 4천만 달러에서 2000년 27억 6천만 달러로 증가했다.
- 2000년 4분기의 프로포마(pro forma) 영업손실은 매출의 6%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1999년 4분기의 매출 대비 26% 손실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다.
- 미국 시장에서는 2000년 4분기의 프로포마 영업손실이 매출의 2%로 축소되었는데, 1999년 4분기에는 무려 24%였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개선이다.
- 2000년 고객당 평균 지출액은 134달러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 총이익은 1999년 2억 9,100만 달러에서 2000년 6억 5,600만 달러로 125% 성장했다.
- 2000년 4분기 동안 미국 고객의 약 36%가 전자제품, 공구, 주방용품 등 '비-BMV' 스토어(즉, 도서/음반/비디오 외 상품군)에서 구매했다.
- 국제 매출은 1999년 1억 6,800만 달러에서 2000년 3억 8,100만 달러로 증가했다.
- 우리는 Toysrus.co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2000년 4분기에 1억 2,500만 달러 이상의 장난감 및 비디오 게임을 판매하는 데 기여했다.
- 1999년 말 7억 600만 달러였던 현금 및 시장성 유가증권 보유액이 2000년 말에는 11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2000년 초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유로 전환 사채 발행 덕분이다.
-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에 집중하는 우리의 노력이 미국 고객만족지수(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에서 84점을 기록하며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서비스 기업으로서 업계 최고 점수라고 전해 들었다.
그렇다면, 회사의 상황이 작년보다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왜 작년보다 훨씬 낮은 걸까?
유명한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이 말했듯,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은 투표기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울”이다. 분명히 1999년 호황기에는 투표가 매우 활발했지만, 무게를 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우리는 무게를 재는 회사를 지향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기업은 저울 위에 올라간다. 그동안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더 무거운, 더 탄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 중 많은 분들이 저희가 회사 차원에서 과감한 시도들을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이 과감한 시도에는 디지털 및 무선 기술 투자부터, living.com 및 Pets.com과 같은 소규모 전자상거래 기업들에 대한 투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 두 회사는 모두 2000년에 운영을 중단했다. 우리는 두 회사 모두에 주요 주주였고, 그로 인해 상당한 금액의 손실을 입었다.
우리가 이러한 투자를 한 이유는, 당분간 우리가 직접 해당 카테고리에 진출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인터넷 시대에는 '땅 따먹기(land rush)' 전략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비유는 1994년 이후 몇 년간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한 지침이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우리는 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더 많다는 점과 단일 카테고리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성공에 필요한 규모를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라인 판매는 (전통적인 소매업과 비교하여) 고정비가 높고 변동비는 상대적으로 낮은 '규모의 경제 scale business' 산업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중간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이 존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만약 자금 조달이 충분히 지속될 수 있었다면, Pets.com과 living.com은 필요한 규모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본 시장이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자금줄을 끊으면서, 이들 기업은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 자본을 더 투입하여 이들 기업을 연명시키는 것은 훨씬 더 큰 실수가 되었을 것이다.
미래: 부동산은 무어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이제 미래로 시선을 돌려보자. 왜 우리는 전자상거래와 아마존닷컴(Amazon.com)의 미래에 대해 낙관해야 하는가?
앞으로 몇 년 동안 산업의 성장과 신규 고객 유입은 온라인 쇼핑에서의 고객 경험이 끊임없이 개선됨으로써 이루어질 것이다.
고객 경험의 이런 개선은 대역폭, 저장 용량, 그리고 처리 능력에서 놀랄 만큼 빠른 비용 절감과 성능 향상으로 가능해질 혁신들 덕분이다. 처리 능력의 가격 대비 성능은 약 18개월마다 두 배가 되고 있고(무어의 법칙), 저장 용량은 약 12개월마다, 대역폭은 약 9개월마다 두 배가 되고 있다.
이 마지막 속도를 감안하면, 아마존닷컴은 앞으로 5년 후에는 현재와 동일한 비용으로 고객당 대역폭 사용량을 60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저장 용량과 처리 능력의 향상은, 예를 들어, 더욱 세밀하고 향상된 방식으로 실시간 웹사이트 개인화를 실현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오프라인 소매업자들도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려고 하겠지만, 그들은 고객 경험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 역시 기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효과는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 유입과 매출을 확대하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소매 거래의 약 15% 정도가 궁극적으로 온라인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확정된 결론은 없으며, 아직도 우리가 증명해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아마존닷컴은 오늘날 독보적인 자산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브랜드, 고객과의 관계, 기술, 물류 인프라, 재무적 역량, 인재, 그리고 이 신생 산업에서 리더십을 확대하고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결의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여 이를 실현할 것이다.
2001년은 우리에게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2000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집중과 실행의 해가 될 것이다. 첫 번째 단계로, 우리는 4분기에 프로포마(pro forma) 영업이익 - 일회성 비용이나 특별한 항목들을 제외하고, 본업 기준으로 예상하거나 조정한 영업이익 - 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물론 해야 할 일이 많고 보장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있으며, 이는 우리 회사의 최우선 과제이고, 모든 직원이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다가오는 한 해 동안 여러분께 우리의 진전을 보고 드릴 날을 고대하고 있다.
평소처럼, 우리의 1997년 첫 주주 서한을 덧붙였다. 해가 갈수록 이 편지는 더 흥미로워지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내용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모든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라는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아마존닷컴의 모든 임직원은 고객 여러분의 신뢰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서로에게는 노력과 헌신에, 그리고 주주 여러분께는 변함없는 지지와 격려에 감사드린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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