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연 리포트

AI는 거품이 아닌 이유: 지금은 거품인가?

주삼부칠 2024. 2. 25. 17:10

Are current valuations at bubble levels?

과거의 패턴들을 살펴보았을때 우리는 그렇다면 지금은 거품인지 아닌지를 묻게된다. 현재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인 평균치 이상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미국의 기술주들은 지난 10년간 밸류에이션의 중간값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이고 과거 수십년과 비교에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 기술과 거리가 먼 시장들은 차이가 심하지 않다. 유럽의 경우는 평균값보다도 낮은 수준이며 빅테크 기업들을 제외해본다면 밸류에이션은 평균 이하인 11.6x에 불과하다.

이러한 밸류에이션의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은 AI 산업을 선도하는 이른바 'early winners'들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래 표에서 보듯 현재 AI를 대표하는 미국의 7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25x인데, 과거 기술 거품 시대 대형주들의 PE 52x, EV/Sales 8x나 1960년대 Nifty Fifty 종목들의 34x과 비교하면 이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대형기술주들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주목할점(worthy of note)은 유럽 대기업들의 경우 과거 1990년대 테크 버블 시대를 장악했던 기업들보다 훨씬 더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탄탄한 실적이 밸류에이션을 지탱한다(Strong fundamentals support valuations).

지금의 AI 시대와 과거 1990년대말 기술 거품 시대의 차이는 현재의 기술주 리더들의 경우 이미 엄청난 이익과 현금을 창출하고 있으며, 고금리 시대에도 꾸준한 투자가 가능한 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시가총액 대비 4%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술주 거품 시대에는 2%였고, 이들의 ROE 44%, 평균마진 25%는 과거 기술 거품 시대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그리고 이들 빅테크들은 시장 평균 대비 3배 이상의 매출 성장률과 2배 이상의 순이익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AI 기술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은 몇 단계에 위치해있는 것일까?

신기술의 라이프 사이클은 4단계로 구분지을 수 있다.

1: 신기술 등장과 미래 기대 이익이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키는 단계

2: 주식시장의 과열이 시작되고 역사적인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나타나며 새로운 기업들이 탄생하다 결국에는 산업 전체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미래 시장 규모가 반영된 밸류에이션에 도달하는 단계

3: 버블이 터지는 단계

4: 많은 기업들이 사라지고, 기술을 이끄는 선도 기업들이 떠나며 시장은 승자와 패자로 나뉘어지는 단계

현재 지금의 시장은 시장 지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높은 편이지만 과도하지는 않은 1단계에 속하여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새로운 기업들이 앞으로 등장하게 되어도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버블로 갈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

■ 1800-1850s: 금융의 시대

이 시기는 은행주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초창기에는 거의 100%에 육박하였고 그 이후로 주식시장 발전하였고 폭넓은 시장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1850년대까지 은행주의 비중은 50%를 상회하였다.

■ 1850s-1910s: 운송의 시대

은행들이 미국 철도 시스템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철도주들이 은행주들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 기간 동안 운송주들은 미국 주식시장 인덱스의 거의 70%까지 차지한 후 세계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33%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 1920s-1970s: 에너지의 시대

오일 에너지에 힘입어 산업은 큰 성장을 이루었고, 이는 시장 주도주를 운송에서 에너지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1990년대에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자리를 빼앗기기도 하였지만 1990년대까지 에너지 종목들은 늘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였다.

■ 1980s-현재: 기술의 시대

1970년대 컴퓨터가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기술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그 주인공의 자리는 계속 바뀌어왔는데 1980년대 중반까지는 IBM, 1990년대는 Microsoft 그리고 2000년대 이후는 Apple이 줄곧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동안 2000년대 기술 거품과 같은 부침은 있었으나 곧 그 지위를 회복하였다.

 

1985년 10대 기업의 어느 것도 현재 2020년 10대 기업에 남아있지 않으며 2000년 10대 기업 중 단 1개의 기업만 2020년 10대 기업에 남아있다.

지금의 기술주들의 시장 지배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역사를 보면 언제나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변화하여 왔지만 지금의 선도 업체들의 장악력은 한동안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번째 이유는 기술 섹터는 물가를 내리는 역할을 한다. 은행이나 에너지 기업들처럼 기업의 이익이 소비자들에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치권에 비판받는 것과 달리 기술 기업들은 물가를 낮추기 때문에 이러한 정치권의 규제에서 자유롭다. 물론 사생활 정보나 정신 건강 등에 대한 이슈는 남아있다.

그리고 기술은 국가 안보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이나 반도체, AI 등 국가 인프라과 전략적 방어에 핵심적인 부분이며 전세계적인 지정학적 긴장관계 속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술 섹터는 연구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 대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창출해내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moat(해자)'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의 기업들이 전체 무형 투자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간 계층이 사라지고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winner-tak-most' 경쟁에서 슈퍼스타 기업들은 신기술을 통한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고 있다.

아래 그래프는 전체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과 연구개발비의 비중을 나타내는데 기술 섹터의 비중이 가장 높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은 매년 1000억불이 넘는 돈을 클라우드 컴퓨팅과 AI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애플과 메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연구개발에 200억불, 알파벳은 250억불 그리고 아마존은 400억불을 투자하고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