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달임에 민어탕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하품"
삼복중에 민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은 신안의 임자도 인근 바다다. 회유성 어족인 민어가 산란을 위해 몸을 풀러 오기 때문이다.
민어는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이 바다에서 머물며 새우를 잡아먹고 산란을 한 뒤 떠난다. 민어는 새우를 특히 좋아하는데 전국 새우젓 생산량의 70%가 이 바다에서 나온다. 최고의 새우 어장이다. 금값만큼이나 비싸다는 그 귀한 오젓, 육젓 새우를 배 터지게 먹고 살이 오를 대로 오른 민어들. 지난 6월에는 최상품 육젓 새우젓 한 드럼(250kg)이 2,25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1kg에 9만원이니 고급 횟감인 참다랑어 뱃살보다 비싸다.
그 귀한 오젓 육젓 새우들을 먹고 살찐 민어는 그야말로 금 민어다. 2019년, 송도 위판장의 수산물 위판 액은 1,100억 원. 이중 1위는 600억 원을 기록한 새우젓이고 그 다음은 민어, 병어 등의 활선어로 410억이다. 겨울철에만 위판 되는 생김이 51억, 초겨울에 잠깐 나오는 동백하 새우가 50억이다. 수산물 판매장 상인들의 판매액은 제외한 수치다. 바다는 역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세월은 소리 내어 울지 않는 것,
민어 몇 마리 돌아왔다고 기다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새우 놀던 모래밭을 파헤쳐 집 지을 때부터
플랑크톤이 없던 모래밭에 새끼를 품어 내지 못한 오젓, 육젓이
밴댕이를 울리고 깡다리를 울리고 병어를 울리고
네 입맛 다실 갯지렁이도 없는 바다에 올라
칼끝에 노래하던 민어의 복숭아 빛 속살은 다시 볼 수 없으리라.
- 김옥종 '민어의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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