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충성고객, 경기 침체·가격 인상 영향 안 받아
세심한 재고 관리, 공방과 판매 공간 확장 성장 견인
LVMH그룹에 이어 케어링그룹과 에르메스 등 빅3 명품 그룹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됐다.
LVMH는 매출 13% 증가(861억5,000만 유로), 순익 8% 증가(152억 유로)를 기록했고, 케어링은 매출이 4% 줄어든 195억7,000만 유로, 순익은 17% 감소한 29억8,000만 유로에 그쳤다.
반면 에르메스는 매출이 21% 증가한 134억 유로, 순익도 28% 증가의 43억 유로를 기록했다. 에르메스는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시가총액이 2,300억 유로로 뛰어올라 2,250억 유로의 로레알을 제치고 4,000억 유로의 LVMH 다음으로 큰 회사가 됐다.
에르메스의 실적이 월등하게 나타나자, 투자은행 JP모건은 ‘에르메스는 다른 리그에서 뛴다’고 극찬했고, 케어링의 프랑스와 앙리 피노 회장은 ‘올해 마진 폭이 줄더라도 구찌를 되살리기 위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13% 성장의 LVMH그룹 아르노 회장도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자신감을 보였지만 LVMH를 압도하는 에르메스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선 고객층이 비교된다.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클래식 다자인과 세심한 생산과 재고관리에 초점을 맞춘 에르메스가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소득 고객층을 두텁게 확보해 놓고 있는 반면, 경쟁사들은 팬데믹 이후 2년간 하이엔드 패션의 성장을 이끈 소비자들, 특히 젊고 덜 부유한 고객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비교됐다. 다른 경쟁사들도 뒤늦게 열망 고객이 아닌 고소득 고객으로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에르메스는 지난 1월 제품 가격을 8~9% 올렸지만 판매에 영향이 없었다며 금년에도 곧 7~8%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메스는 이번 실적 설명을 통해 중국과 미국 등 전 지역에서 고르게 판매 호조를 보였다며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공방을 추가하고, 주요 시장의 판매 공간을 늘린 것이 매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에르메스의 지역별 판매 성장률은 일본 15%, 아태지역 13%, 미국과 유럽이 각각 17%, 19%를 기록했다.
중국 텐진 매장, 쓰촨성의 청두, 한국 신라호텔 매장의 리뉴얼 등 매출 공간 확대가 판매에 크게 기여했다. 일본 홋가이도의 다이마루, 삿보로 매장과 교토 중심부의 다카시마야 매장, 10월 말 오픈한 미국 시카코 매장, 12월 라스베이거스 벨리지오, 2월 멕시코만 나폴리, 6월 아스펜, 7월 로스앤젤레스 등의 성장이 돋보였던 한 해로 설명됐다.
로이터 통신은 에르메스의 주력 상품인 핸드백을 예로 들며, 샤넬이 공격적 가격 인상으로 에르메스에 접근하고 있지만 재판매 시장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루이비통은 대량 생산으로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4,000유로 이상 제품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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