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휘발유의 무연은 연기가 없다는 뜻이 아닌 납이 없다는 뜻의 무연 無鉛이다.
우리나라에서 납이 들어있지 않은 무연휘발유를 사용한 것은 불과 30년전인 1993년 1월 1일부터이다. 유연휘발유의 사용으로 공기중에 납이 많아지고 이것을 섭취하게 되면 시력 상실, 불면증, 콩팥 기능 상실, 암, 마비, 경련 등 뇌와 중추신경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우리가 사용하는 물품에 납이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사실 생활속에서 납이 사라지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추출도 쉽고 가공하기도 편하기 때문에 통조림, 물 탱크, 치약 튜브 등 생활용품 여러곳에 쓰였는데 이러한 납을 금지시킨 것이 불과 30년전인 1993년이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납의 위험성을 알게 된 것이 바로 지질학 연구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학자들이 지구의 나이를 측정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하던 시기가 있었다. 시카고 대학의 클레어 패터슨이라는 학자가 1953년에 납과 우라늄이 포함된 오래된 암석 시료를 활용하여 45억 5천만년이라는 지구의 나이를 계산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시료를 공기 중에 노출시킬 때마다 대기 중의 납에 의해서 계속 오염된 일이 있었다.
패터슨은 결국 청정 실험실을 통해 연구를 끝마치기는 했지만 공기 중에 떠도는 납의 정체를 알기 위해 또 다른 엄청한 조사를 하였는데 바로 그린란드의 눈 퇴적층을 분석하여 시기별로 대기 성분을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분석결과는 놀랍게도 1923년 이전에는 대기 중에 납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 대기 중에 납 성분이 급속히 늘어났는데 1923년은 바로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 듀퐁 그리고 스탠더드 오일히 상업용 납을 생산하는 에틸사를 설립한 해이다.
납의 위해성을 잘 알고 있던 패터슨은 그 이후 납의 사용을 중지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고 그 결과 1970년 미국에서 청정대기법이 제정되고 1986년에 유연 휘발유의 판매가 금지 되었다.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7년 후인 1993년에 금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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