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2026-5-24, Why IPO mania could signal top of the market)
AI 관련 주식 공급 급증이 가격 상승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스페이스X, 앤트로픽, 오픈AI의 대형 상장 가능성은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S&P 500의 AI 주도 성장은 지금까지 반도체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끌어왔다. 이번 기업공개들은 투자자들에게 모델 개발사(그리고 한 로켓 회사)에 직접 투자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이 상장 열풍이 오히려 기술주 랠리의 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시사한다.
BCA 리서치가 수집한 장기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은 대형 IPO 이후 시장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는 주식 공급 증가가 시장 고점 부근에서 자본을 흡수해, 더 넓은 시장을 지탱할 여력을 줄이기 때문이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신규 주식 발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세 기업의 잠재적 합산 가치는 약 4조 달러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공개 주식시장의 약 6퍼센트에 해당한다.
이는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당시의 주식 공급 확대와 맞먹는 규모다.
참고로, 1980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IPO 종목의 상장 첫날 종가 기준 누적 시가총액은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약 12조 5천억 달러였다.

신규 주식 발행은 스트라이프, 데이터브릭스 같은 기술 기업들이 IPO 후보로 거론되는 등 더 광범위한 주식 공급 증가와 맞물릴 수 있어 그 영향이 한층 증폭될 수 있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 지출이 GDP 대비 비율로 따지면 19세기 철도 건설 붐을 훨씬 뛰어넘을 기세다.

지금까지 이들의 지출은 대부분 영업 현금흐름으로 충당되어 왔다. 그러나 현금흐름이 줄어들면서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줄이고 부채를 통해 지출을 조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추가 투자나 기업 인수를 위해 신주를 발행할 가능성도 있다.

주식 공급 증가는 구조적인 전환을 의미할 것이다. 지난 20년간 상장 폐지,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 사모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주식 공급은 오히려 감소해왔다.

미국의 주식 기반, 즉 시가총액을 주가로 나눈 값은 현재 2000년대 중반 수준보다 약 7퍼센트 낮다. 미국 상장 기업 수는 1995년 이후 절반 이상 줄었다. 한편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적완화로 공급된 유동성은 주식 수요를 떠받치는 역할을 해왔다.
전 씨티그룹 글로벌 수석 주식 전략가 로버트 버클랜드는 이러한 "탈주식화" 시대가 주식시장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공개 주식 공급 감소와 높은 수요의 결합이 금리 상승, 무역 전쟁,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계속 오를 수 있었던 핵심 이유"라고 말한다.
버클랜드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지적했듯, 이 공급 측 "풋옵션"은 이제 막을 내리려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는 필자와의 대화에서 "주식화는 모든 강세장의 종말을 앞당기는 데 일조합니다. 아직 그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IPO들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새로 취임한 연방준비제도 의장 케빈 워시가 추진하는 미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축소도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금리 인상 역시 마찬가지다).
주식 공급 증가가 시장 흡수에 어려움을 만들어내긴 하지만, 강한 신규 발행 이후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사토리 인사이츠 창업자 맷 킹은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는 건 아닙니다. IPO 붐은 강세장과 과열된 기대감을 동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IPO, 주식을 통한 기업 인수, 매각 대기 중인 사모펀드는 모두 시장이 고평가되어 있고 내부자들이 빠져나오려 한다는 신호이자 증상입니다"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IPO 후 일반적인 6개월 보호예수(lock-up) 기간이 끝나 내부자들이 주식을 팔 수 있게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가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기술주 랠리의 정점을 예고한 목소리는 전에도 있었지만, 시장은 전례 없는 충격들 속에서도 계속 올랐다.
S&P 500의 상승 모멘텀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요인들도 여럿 있다. AI의 발전, 지수 리밸런싱, 신규 주식 발행에 따른 자본 배분 변화, 기존 현금 자산의 투자 등이 그것이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IPO들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더 광범위한 AI 관련 주식 공급 증가가 뒤따른다면,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시장의 상승 동력은 어느 정도 약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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