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식이야기

조선업 슈퍼사이클 맞나

주삼부칠 2024. 8. 25. 02:59

국내 조선산업의 부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07년을 정점으로 수주 업황이 꺾인 후 긴 침체 국면에 들어 섰던 조선업이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생기는 기대감이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수주잔고가 늘어났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고,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대표 조선업체인 빅3가 동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정말 조선업이 초황기였던 2005~2007년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것일까?

 
국내 조선업체들은 최근 여느 때보다 활기찬 모습이다.

수주 소식을 살펴보면 7월에만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이 LNG선 4척 등을, HD현대중공업은 컨네이너선 6척을, HD현대미포조선은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 탱커) 4척 등을 각각 수주했다는 낭보를 알렸다.

잇따르는 수주 소식에 연간 수주 목표액을 상반기 내에 이미 다 채운 조선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을 제외하고 조선사들은 2021년부터 연속 목표액 대비 초과 수주 를 달성하고 있다.
 

 
2007년 트라우마 있지만, 장기 우상향 기대해도 좋아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조선업에 대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여기에는 2007년의 조선업의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가 한몫하고 있다. 당시 조선업은 초호황기를 누리며 장밋빛 전망만 가득했다. 그러나 바로 이듬해인 2008년 갑자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금융위기에 글로벌 전체 경제가 흔들 렸고, 당시 계속 거론됐던 공급과잉 문제와 수주 절벽이 조선업 전체를 휘감았다. 결국 2010년부터 본격적인 침체의 늪에 빠지기 시작한 조선업은 이후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혹독한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
 
또한 현재 늘어나는 수주 물량이 선박 패러다임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도 조선업의 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는데, 선주들이 이 규제를 따르기 위해 노후화된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교체 발주 물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업을 짓눌러 왔던 인력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는 점도 업황의 우상향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사실 조선업이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이때부터 국내 조선사들의 일감이 넘치기 시작했는데, 인력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흐름 속에 고된 일자리에 속하는 선박 건조 현장에서 일을 하려는 이들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2007년 조선업 최호황기 때와 가장 다른 점이다. 이에 수주는 늘었지만 인력난에 인건비가 높아지면서 이익의 질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직면해 왔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2021년부터 조 선업황의 기류가 바뀌었지만 우리가 체감하지 못했던 이유”라고 했다. 그런데 외국인 근로자들의 수급이 이루어 지면서 인력 문제가 숨통이 트였고, 이로 인한 비용 문제가 해결됐다. 이는 이미 수주 물량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 에서 납기일만 제대로 맞추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조선사들이 마련했다는 의미다.
 
최광식 팀장은 “정확히 말하면 현재의 조선업 분위기는 슈퍼사이클보다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초입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2007년보다는 정도는 약하지만 추세적으로는 더 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 팀장은 2029년까지는 현 조선업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 다본다.
 
(매경Luxmen,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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