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s, Apr/18/2025) Unusual sell-off in the dollar raises specter of investors losing trust in the U.S. under Trump

미국 경제에 관세가 초래할 수 있는 여러 위협 가운데, 최근 달러 가치 하락만큼 이례적인 사례는 드물다.
통화 가치는 인플레이션 우려나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늘 등락을 거듭하지만, 최근 달러의 급락은 단순한 시장 반응을 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이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우려다.
수십 년간 미국은 정권의 성향과 무관하게 달러의 국제 무역 통화이자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왔다. 이는 미국이 낮은 차입 비용을 유지하고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기반이었다. 하지만 만약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이 같은 막대한 이점들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경제학자 배리 아이켄그린은 “글로벌 차원에서의 달러에 대한 신뢰와 의존은 반세기 이상에 걸쳐 쌓여온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너지는 데는 한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1월 중순 이후 달러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9% 하락하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우 이례적이고 가파른 하락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조차 달러가 당장 세계 기축통화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점진적인 하락세만으로도 충분히 우려스럽다. 그동안 미국이 누려온 수많은 경제적 이점들이 점차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상품 대부분이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미국이 지난 12년간 연방 부채를 두 배로 늘리고 일반적으로는 투자자 이탈을 불러올 만한 조치들을 취했음에도 달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유지돼 왔다. 이 덕분에 미국 정부, 소비자, 기업들은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는 경제 성장과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해 왔다.
달러의 지배력은 또 다른 형태의 힘을 제공한다. 미국은 이를 통해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 같은 국가들을 달러 시스템에서 배제함으로써 이들이 글로벌 금융 및 무역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제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과도한 특권 exorbitant privilege’이라 부르는 이러한 지위는 지금 그 자체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Dollar drop is odd
“달러의 안전자산 특성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이달 초 고객 대상 보고서에서 밝히며, “신뢰 위기 confidence crisis” 가능성을 경고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Capital Economics 역시 다소 신중한 어조로 “이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와 전반적인 지배적 역할이 의문을 받는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으로는 관세가 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를 떨어뜨릴 경우,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고, 이는 경제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으며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4월 초 이후 달러는 유로와 파운드 대비 5% 이상, 엔화 대비 6% 하락했다.
해외여행을 가본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 달러가 강할수록 해외에서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고, 달러가 약하면 살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
이제 프랑스 와인, 한국산 전자제품 등 다양한 수입품 가격은 관세뿐만 아니라 약세 달러 때문에도 더 비싸질 수 있다.
또한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 상실은 미국 소비자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 바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자동차 금융 거래 시, 대출 기관이 위험을 감안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Federal debt troubles
더 우려되는 것은, 미국 연방 부채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의 연방 부채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며, 이는 이미 위험한 수준이다.
국제문제위원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경제학자 벤 스틸은 “대부분의 나라가 이 정도의 부채비율을 가진다면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 우리가 이 상황을 버티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세계가 무역을 위해 달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달러의 대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미 그런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브라질과는 농산물, 러시아와는 석유, 한국과는 다른 상품들을 대상으로 위안화로만 거래하는 계약을 수년 전부터 체결해왔다. 또한 중국은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 긴급 자금이 필요한 국가들의 중앙은행에 위안화로 대출을 제공하며, 사실상 달러가 맡아온 ‘최후의 구제 금융자’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달러의 잠재적인 대체 수단으로는 암호화폐가 거론된다.
블랙록 회장 래리 핑크는 연례 주주 서한에서 “미국의 재정 적자가 계속 커진다면, 기축통화 지위를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에게 넘겨줄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가 달러 약세의 핵심 원인이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미즈호 파이낸셜의 경제학자 스티브 리키우토는 달러 약세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는 “투자자들이 달러를 예전만큼 편하게 보지 않더라도, 현실적으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위안화, 비트코인, 금 등 그 어떤 자산도 현재 글로벌 수요 전체를 감당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를 잃는 날은, 누군가 그것을 가져갈 준비가 되어 있을 때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대안이 없다.”
Erratic policy spooks investors
문제는 단지 관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적용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불확실하고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미국을 덜 안정적이고, 덜 신뢰할 수 있으며, 자산을 보관하기에도 덜 안전한 나라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논리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관세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여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무역적자를 미국이 외국에 "당하고 있는" 증거라고 여긴다. 그러나 그가 관세를 산정할 때는 상품 무역에서의 적자만 고려했고, 미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서비스 무역은 배제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무역적자가 국가의 약함을 의미하지 않으며, 경제 성장이나 번영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본다.
트럼프는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을 훼손하겠다는 발언을 반복적으로 해 왔는데, 이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억지로 낮추려 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급등을 불러올 수 있고, 투자자들이 달러에서 등을 돌리는 가장 확실한 경로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수요일 금리 결정에 신중하겠다고 밝히자, 트럼프는 곧바로 “파월 해임은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가 4월 2일에 발표한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경제학자들은 1956년 수에즈 위기를 떠올린다. 당시 영국의 이집트 군사 공격은 준비도 부족했고 실행도 엉망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정치적 무능함이 드러나면서 국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그 여파로 파운드화는 급락했고, 수 세기에 걸쳐 유지되던 영국의 기축통화 지위도 무너졌다.
버클리대학의 배리 아이켄그린은 트럼프가 4월 2일을 ‘해방의 날’이라 부른 것에 대해, 대통령이 신중하지 않다면 이 날이 비슷한 전환점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국제사회가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는 미끄러운 경사의 첫걸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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